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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양도소득세, 세금계산서와 시설비의 함정
부동산을 사고팔아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양도소득세'라는 벽 앞에서 고민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세율이 워낙 높다 보니, 매도자와 매수자가 서로 손해를 보지 않으려는 과정에서 온갖 편법이 관행처럼 자리 잡았다. 실제 거래 현장에서 벌어지는 사례들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이 문제가 단순히 개인의 도덕성 문제가 아니라 제도 자체의 구조적 허점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파트나 빌라를 거래할 때 가장 흔하게 벌어지는 일이 '취득가액 부풀리기'다. 인테리어 공사비나 시설물 설치비 영수증을 실제보다 높게 발급받아 취득가액을 늘리고, 그만큼 양도차익을 줄여 세금을 회피하는 방식이다. 리모델링 업체와 세금계산서 금액을 협의해서 실제 지출보다 크게 끊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겉으로는 정상적인 세금계산서지만, 실질은 양도세를 줄이기 위한 편법인 셈이다.
분양권 양도소득세, 다운계약의 뿌리 깊은 관행
분양권 거래는 다운계약서가 가장 오래되고 흔하게 쓰이는 방식이다. 분양가 대비 프리미엄이 붙은 만큼 양도차익이 크게 잡히기 때문에, 실제 거래금액보다 낮게 계약서를 작성하고 차액은 현금으로 주고받는다. 매도인은 세금을 줄이고 매수인은 취득세 부담이 줄어드니, 양쪽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구조라 근절되기 어렵다. 결국 국세청 적발 사례가 뉴스에 나올 때마다 반복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예를들어 서울 모처에 아파트를 사전거래 사례를 들어봐도 매도인은 실거래법 위반으로 권리금보다 높은 추징금 1억대를 맞고, 매수인은 다운게약을 묵인한 대가로 취득세의 3배에 달하는 금액을 추징당하고,중간에 사전거래 당사자는 미등기전매로 추징금 1억5천을 추징 당한사례들이 있습니다 .
상가 권리금 양도소득세, 현찰로 오가는 수억 원
상가 권리금은 그 특성상 신고 자체가 불투명하다. 바닥 권리금, 영업 권리금, 시설 권리금이 뒤섞여 산정 기준이 모호한 데다, 수억에서 십억 단위의 현금이 계좌를 거치지 않고 오가는 경우가 여전히 많다. 특히 대형 상가일수록 다운계약과 현금 거래가 결합되어 세원이 아예 잡히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런 거래는 추적이 쉽지 않다 보니 관행처럼 굳어져 왔다.
대형상가·법인 사업장 양도소득세, 법인 인수합병으로 우회
법인이 보유한 대형 상가나 사업장은 부동산 자체를 매매하는 대신 '법인 지분 양수도' 형태로 거래되는 경우가 많다. 법인의 지분만 사고팔면 부동산 등기 이전 없이 실질적인 소유권이 넘어가기 때문에, 취득세와 양도세를 상당 부분 회피할 수 있다. 세금 부담에 따라 지분 가액을 높이거나 낮추는 방식으로 조정하는 것도 흔한 수법이다. 겉으로는 합법적인 기업 인수합병처럼 보이지만, 실질은 부동산 양도세 회피 수단으로 활용되는 셈이다.
높은 세율이 만든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구조
이런 편법이 근절되지 않는 근본 원인은 양도소득세율 자체가 지나치게 높다는 데 있다. 세율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보니, 매도인과 매수인 모두 서류를 조작해서라도 세금을 줄이는 쪽을 택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정부가 만든 높은 세율이 오히려 탈세를 조장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관행이 오래될수록 적발도 어려워지고, 성실 납세자만 손해를 보는 구조가 굳어진다.
일관성 없는 조세정책과 풍선효과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세금과 대출 규제로 잡으려 하고, 그 결과 규제가 없는 지역이나 다른 자산으로 투기 수요가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반복되어 왔다. 정책이 바뀔 때마다 예외 조항과 유예 기간이 생기면서 오히려 시장에 혼란을 주고, 규제를 피해가는 새로운 편법을 만들어내는 악순환이다. 정작 대출 규제의 직격탄은 무주택자와 1주택 실수요자, 서민들에게 돌아가는 경우가 늘고 있다.
외국자본의 투기, 강남과 과천의 그림자
최근에는 외국 자본이 본국에서 대출을 받아 서울 강남이나 과천 같은 지역에 투자한 뒤, 2~3년 만에 수억에서 수십억 원의 차익을 챙기고 본국으로 자금을 회수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런 자금은 한 지역의 규제가 강화되면 또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며 풍선처럼 투기 수요를 확산시킨다. 실수요자와는 거리가 먼 이런 자금 흐름이 국내 부동산 시장을 흔드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서민을 위한 부동산 정책이 필요하다
결국 근본적인 해법은 세금과 대출로만 시장을 억누르는 방식이 아니라, 꾸준한 공급 대책과 지방 분권을 통해 수요를 분산시키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신혼부부, 청년 1인 가구, 무주택 서민들이 무리 없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합리적인 세금 정책과 공급 정책이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편법이 판치는 구조를 방치한 채 세율만 높이는 정책으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