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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정보

같은 평수인데 왜 누구는 1억을 더 주고 살까?(로열층, 가격은 거래가 만든다. 왜 이가격인가)

마이다스10 2026. 10. 9. 06:25

목차


    부동산에는 계약서에 적히지 않는 가격표가 있다

    공원 보이는 아파트

    "같은 평수인데 왜 이 집이 더 비싸죠?"
    중개를 하다 보면 손님들한테 제일 많이 듣는 말입니다. 28년 동안 아마 수백 번은 들었을 겁니다.
    "둘 다 84㎡인데 왜 가격이 이렇게 차이가 나요?"

    현장에서 질문하는 매수자가 의외로 많습니다.
    요즘에는 초고층으로 짓다 보니 내진설계에 방화 시스템 등 안전을 위해 타입이 최소 3개 정도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같은 동 같은 층에서도 가격이 다르고 향과 조망권에 따라 특히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손님 입장에서는 당연히 이해가 안 됩니다. 같은 단지, 같은 평형, 구조도 똑같은데 한 집은 10억이고 한 집은 10억 8천입니다. 많게는 1억 가까이 벌어질 때도 있습니다.

     

    "집주인이 그냥 욕심내서 더 받으려는 거 아니에요?"
    대부분 이렇게 생각하고 넘어갑니다. 그런데 현장에 같이 가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A집은 10억, B집은 10억 7천인 경우를 보겠습니다. 손님은 처음부터 A집으로 마음을 정하고 옵니다. 싸니까요.

    그런데 현관문을 열고 거실에 들어서는 순간 표정이 달라집니다. A집은 앞 동이 바짝 붙어 있어서 오후만 되면 거실이 어둡습니다. 창문을 열면 도로에서 차 소리가 그대로 올라옵니다.

     

    B집은 같은 평형인데 앞이 탁 트여 있습니다. 거실에 앉으면 시원하고 오후 햇빛도 깊이 들어옵니다.
    그제야 손님이 한마디 합니다. "아, 이래서 값이 다르구나."
    7천만 원은 집주인 욕심이 아니라 집이 가진 조건의 값이었던 겁니다. 부동산에는 이렇게 계약서에 적히지 않는 가격표가 따로 붙어 있습니다.

    로열동·로열층만 보면 반쪽짜리다

    다들 "로열동, 로열층" 하시는데, 실제 거래에서는 그것만 보고 가격을 판단하면 부족합니다.
    같은 15층이라도 앞에 무슨 건물이 있느냐에 따라 느낌이 완전히 다릅니다.

    같은 단지 전경사진

     

    같은 평형 같은 단지라도 도로변에 소음이 있으면 시세보다 하락됩니다.
    같은 남향이라도 앞 동과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조망권이 보이는지에 따라 가격이 달라집니다.

     

    같은 도로변이라도 거실이 도로를 보는 집과 방 하나만 도로를 보는 집은 소음이 다르게 들립니다.
    의외로 입주하고 나서 후회하는 게 사생활입니다. 낮에는 몰랐는데 밤에 불을 켜 보니 맞은편 아파트 거실이 훤히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전망 좋네" 했는데 살아 보니 "저쪽에서도 우리 집이 다 보이겠네"로 바뀌는 겁니다. 이게 한두 집이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집을 한 번만 보고 결정하지 말라고 말씀드립니다. 낮에 한 번 보고, 가능하면 해 질 무렵에 다시 가 보세요.
    집은 사진으로 사는 물건이 아닙니다. 시간대에 따라 값어치가 달라지는 물건입니다.

    가격은 집주인이 아니라 거래가 만든다

    가격 차이는 집주인 머릿속에서만 만들어지는 게 아닙니다. 실제로 사는 사람들이 돈을 내면서 굳어지는 겁니다.
    10억짜리 집에 어떤 손님이 와서 "9억 7천이면 사겠다"고 합니다. 집주인은 거절합니다. 며칠 뒤 다른 손님이 와서 10억 2천에 계약합니다.

    전망 좋은 아파트

    그 순간 시장에는 새 숫자가 하나 생깁니다. "이 집은 10억 2천이구나."
    그런데 옆집이 급하게 9억 8천에 팔리면 또 다른 숫자가 생깁니다. 그래서 부동산은 정찰제가 아니며 집마다 층마다 가격이 다를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가격이 찍히는 것도 아니고, 공장에서 똑같은 물건을 찍어 내는 것도 아닙니다. 서로 다른 집을 서로 다른 사람이 서로 다른 사정으로 사고팔면서 가격이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같은 평형 최근 거래가가 얼마더라" 하나만 보는 건 절반짜리 판단입니다. 그 거래가 왜 그 가격에 됐는지를 봐야 합니다.
    급매였는지, 수리를 싹 하고 팔았는지, 층이 좋았는지, 집주인이 사정이 급했는지에 따라 같은 숫자도 전혀 다른 의미가 됩니다.

    살 때는 가격표보다 '왜 이 가격인가'를 봐야 한다

    집을 보러 다니실 때 저는 매물 가격을 외우는 것보다 질문 하나를 정해 두라고 권합니다.
    "이 집이 옆집보다 비싼 이유가 뭘까?"

    그리고 이어서 이렇게 묻습니다.

    "그 차이가 내가 돈을 더 낼 만큼 중요한가?"

     

    이 질문 하나만 제대로 해도 집 보는 눈이 달라집니다.
    전망이 나한테 중요하지 않다면 5천만 원을 더 낼 이유가 없습니다. 반대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고 햇빛과 조망이 중요한 분이라면, 그 5천만 원이 오히려 싼 값일 수 있습니다.

    사는 만족도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다만 팔고자 할 때는 거래가 잘되는 집이 우선하기에 가격 차이가 나는 것입니다.
    실제로 동과 동 사이 조그만 틈새로 한강이 보인다든가 숲이 보인다든가 공원이 보이면, 매도자는 말할 때마다 강조하고 자기 물건 좋다고 홍보하며 차별화시킵니다.

     

    결국 부동산에 절대적으로 좋은 집은 없습니다.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조건을 갖춘 집이 좋은 집입니다.
    그 조건에 얼마를 낼 것인지 스스로 정하는 것, 그게 사는 사람의 진짜 실력입니다.